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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나는 어느 목사님의 은퇴의 변(辯)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0-31 09:01 | 186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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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워딩은 기억 못하지만,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던 어느 목사님의 은퇴의 변을 기억합니다. “성도들이 식은 밥을 먹지 않도록 평생토록 늘 밥을 새로 지었습니.”


은퇴가 제게 가까운 일은 아니지만 종종 이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식은 밥을 차리는 목사는 아닌가? 대충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영양가도 없는 밥상을 차리고 있지는 않은가?” 두려운 일입니다. 이것은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만큼이나, 눌림이 큰 부담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한편의 설교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고문을 당하고 돌을 나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했던 심정을 가끔은 이해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원래부터 이랬었지 하는 익숙함에 젖어들곤 합니다. 교회들은 집회를 하지만 회중석은 텅 비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줌(ZOOM)을 이용하여 저는 광주에서 설교를 하고 회중은 서울이든, 미국이든 그 말씀을 듣습니다. 저도 여러분의 얼굴을 보면서 한 상에 앉아 먹은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맙니다. 밥상은 차려지지만, 밥은 온라인으로 배송이 됩니다. 카메라를 보고 하는 설교가 익숙해질까 두렵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TV나 태블릿 또는 핸드폰 스크린을 통해 드리는 예배가 익숙해질까 우려하는 것은 저만큼은 아닐 것입니다. 저는 볼 수 없지만, 여러분은 저를 보고 계실테니까요. 지만 서로를 보는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모든 식구가 한 상에 둘러앉아, 정성스레 준비한 밥과 반찬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설교자가 교우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인지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설교가 대화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매개로 설교자와 청중은 상호 교류를 하는 것이지요.


정부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체제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교회 예배와 관련하여 어떤 기준이 제시될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온 식구가 빠짐 없이 한 밥상에 둘러앉아 새로 지은 밥을 먹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1부 예배와 2부 예배, 두 번 밥상을 차릴지라도 말입니다.


수요기도회에도 따뜻한 밥상이 차려져 있는 것을 잊지 마세요. 광주 밖에 사시는 분들이야 부득불 온라인 밥상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그 시간에 부득이하게 일을 하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더라도, 그게 아니라면 수요기도회 시간을 약속된 가족의 식사시간으로 확보해놓으시기를 권합니다. 차린 밥이 남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말입니다